고래 뱃속에 든 수십㎏ 플라스틱

이주현 기자 / 기사승인 : 2019-10-07 09: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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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해양쓰레기, 수많은 바다생물 죽음 이르게 하는 물질"

▲ 지난 15일 필리핀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래 뱃속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40㎏이 나왔다. 이 고래를 해부한 해양생물학자 대럴 블래츌리 박사가 쓰레기를 꺼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넥스트뉴스=이주현 기자] 영국 엑시터대학과 플리머스 해양연구소, 그린피스가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조사 대상 바다거북 모두의 내장에서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한 합성물질 조각이 검출됐다.

연구진이 대서양, 태평양, 지중해 등지에서 어망 등에 걸려 죽은 7종의 바다거북 102마리의 내장을 조사한 결과였다.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해 5㎜ 이하 합성물 조각이 모두에게서 발견된 것이다.

이들에게서 검출된 합성물 조각은 총 800여 개에 달했다.

이는 내장 일부만 검사한 것으로 전체로 확대하면 총량은 20배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합성물 조각이 어떤 경로로 바다거북 내장에 들어가게 됐는지 확인하지 못했으나 오염된 바닷물이나 침전물, 먹잇감이나 식물 등을 통해 흡입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페넬로페 린데크 플리머스 해양연구소 박사는 "해양 먹이사슬 가장 밑에 있는 동물 플랑크톤부터 돌고래와 거북에 이르기까지 수년간 우리가 연구한 거의 모든 종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미래세대를 위해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여 건강하고 생산적인 대양을 유지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추가적인 증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이 우려한 해양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 근간을 흔들고 인간에게도 큰 피해를 준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04년 지구환경보고서에서 해양 쓰레기를 매년 100만 마리 조류와 10만 마리 해양 포유류와 바다거북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물질로 지목하기도 했다.

해양 포유류 및 바닷새의 위(胃)에서 다량의 플라스틱과 비닐봉지 발견 사례는 줄기차게 보고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알래스카에서 40%, 하와이에서 89%의 바닷새가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적으로 바닷새 312종 가운데 36%인 111종이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고, 바다거북도 플라스틱 백을 해파리로 착각해 섭취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플라스틱 조각은 실제 먹이와 크기가 비슷해 해양동물에 소화불량을 유발하거나 포만감을 느끼게 해 굶어 죽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2018년에 낸 '플라스틱 오염 현황과 그 해결책에 대한 과학기술 정책' 연구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해안 쓰레기를 수집해 조사한 결과 75%가 플라스틱류였다.

해양으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분해되지 못한 채 장기간에 걸쳐 자외선에 의한 광분해와 부식 및 풍화작용으로 5㎜ 이하 미세플라스틱과 이보다 작은 초미세 플라스틱으로 부서진다.

미세플라스틱은 작은 크기로 인해 수거가 거의 불가능하고, 이미 해양과 연안은 물론 갯벌 퇴적물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육지와 식수에서도 미세플라스틱 검출이 보고되고 있어 생태계에 미세플라스틱이 광범위하게 오염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에 편입되면서 야기되는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바다 표면에서 플랑크톤을 채취해 조사하면 플랑크톤 내에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하는 것이 확인된다.

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는 따개비, 조개, 갯지렁이 등 무척추동물과 이를 먹이로 하는 척추동물인 어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다.

이런 생물축적 과정을 통한 인체의 미세플라스틱 섭취에 대한 우려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그 자체로도 인체에 유해한 위해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제조과정에서 사용된 중합체와 첨가제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부서지는 동안 용출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류가 간독성, 신경독성, 면역독성, 기형유발 등 인체에 독성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이주현 기자 reporter@next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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