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부를 독점하는 ‘그놈이 그놈’, '40년짜리 콘트리트' 슬럼화 대책 세워야

김인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7-31 17: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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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은 콘크리트 공화국이며 그 구성원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지향하는 나라다.

우리나라 국민의 55%는 아파트에 거주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상위 15%의 부자가 전체 주택의 65%를 보유할 만큼 부의 편중이 심각한 나라다.

또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96%나 되지만 45%의 가구는 남의 집에서 산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지난 6월 기준 9억원씩이나 한다니 자연스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그리고 그런 나라답게 우리 사회는 최근 아파트 문제로 격랑 속에 빠졌다.

최근 연이은 부동산정책 실패의 후폭풍으로 이른바 ‘가진 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지키겠다며, 또 ‘없는 자’들은 같이 좀 살자며 거리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현대판 계급투쟁이다.

누가 그랬다. 의사가 환자에게 몇 번 내린 처방이 효과가 없으면 근본부터 다시 진찰하는 거라고. 안 그러면 그 환자는 잘못된 처방의 부작용으로 결국 죽는다고.

그런데 아직도 공급확대와 재건축을 주장하는 이들이 꽤 있다. 그동안 여러 정부에서 부동산 안정을 꾀한다며 이름도 다 외우지 못할 만큼 많은 신도시를 만들었지만 결과는 어땠나.

최근에도 그랬다. 서울 남부지역 그린벨트 해제 검토 소식만으로 주변이 들썩였다. 정부가 이를 철회하자 “간 봤냐”는 항의 피켓이 걸렸다. 또 세종시로 행정기관을 이전한다는 소식에 돈다발은 일제히 그곳으로 향했다.

좀 솔직해지자. 어디에 무엇을 하든 어떤 개발을 하든 어차피 해당 지역 부동산가격은 폭등하기 마련이고 돈은 ‘그놈이 그놈’들이 번다. 단지 서민들에게 신도시는 ‘신기루’일 뿐이다.

그런데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바로 인구변화에 따른 콘크리트 슬럼화다.

우리나라 인구는 약 5200만명. 그중 1인 가구는 2018년 기준 29.3%다. 현재는 30%를 넘겼을 것으로 추산한다. 좀 더 확대해 2인 이하 가구 비율을 보면 같은 해 기준 60.5%나 된다.

전국평균 가구원 수도 가구당 2.4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노령화는 빨라지고 결혼과 출산율은 위험 수준까지 낮아졌다. 자연히 인구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4인 가구 형태의 현재 아파트 수요층 자체가 사라지는 중이다.

지금의 부동산 광풍은 가진 자들의 ‘놀이터’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그리고 평생 집을 갖지 못할 것을 두려워한 이들이 이제라도 집을 사자며 상투를 잡는 중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를 두고 ‘공포 매수’라고 했다.

수명이 40년에 불과한 아파트의 미래는 ‘슬럼화’다. 재건축도 수지타산이 맞아야 한다. 과거 넉넉한 용적률과 건폐율을 지녔던 저층 아파트는 이제 거의 없다. 1980~90년대 이후 지어진 고층아파트들은 그 비율을 최소 3배 이상 늘려 초밀집, 초고층 건물로 재건축하지 않는 이상 의미가 없다. 설령 짓는다 해도 그 건물은 미래 세대에겐 그저 콘크리트 쓰레기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올바른 부동산정책에 달렸다.

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부동산 구매가 허용되지 않고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좋은 입지의 임대아파트에서 평생 살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 그리고 임대주택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정책.

공산주의가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정책을 추진 중인 이 지사를 일컬어 ‘빨갱이’라 한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것이라면 일정 부분 제한이 가능한 것이 민주주의다. 더구나 그것이 공공의 이익뿐 아니라 미래가 걸린 일이면 더욱 그래야 한다.

“부동산 투기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정부 구호가 나온 지 벌써 15년. 그 말을 믿고 살아온 서민들은 결과적으로 어리석었다. 하지만 우리 다음 세대에는 정상적인 사회를 물려줘야 한다.

아파트의 슬럼화를 막는 방법은 그것을 부수는 것이 아닌 복지사회를 실현하는 일뿐이다. 더 이상 아파트가 부의 상징이자 계급의 척도로 작용하지 않는 그런 사회 말이다.

 

김인환 기자 director@nex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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